adsense(728_90)


Google Reader의 폐쇄. 웹 개방성의 몰락 IT

이 블로그는 부정기적으로 글이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정말 나를 흠모하는 누군가가 아닌다음에야 매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미친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꾸준하게 하루 100명에서 200명 정도는 방문을 한다. 한달에 한번 글 쓸까 말까한 블로그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올까? 당연히 구글느님 덕분이다. 비교적 최신 기술을 다룬 글이 꽤 있어서 몇 가지 검색 키워드 만으로 근근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키워드 선점은 매우 중요하다.

정말 오랜만에 이 블로그에 글을 쓰면 흥미롭게도 조회수가 최소한 몇 백에서 많게는 몇 천명까지도 하루새에 기록하게 된다. 어떻게 알고 사람들이 방문할까? 가끔 이글루스 덕분이다. 이글루스가 날 이뻐하는 탓인지 허접한 글도 이글루스 밸리에 잘 올려준다. 그러면 사람들이 낚여서 블로그에 찾아오고 조회수 증가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 만약 이 블로그의 관리회사가 이글루스가 아니라 다음이나 네이버였고 마찬가지로 담당자가 이뻐해주는 목록에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찾아왔을지도 모르겠다.

허접하지만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거나 논쟁의 여지가 많은 감각적인 글일수록 조회수는 팍팍 올라간다. 내 블로그는 IT를 주제로 하는 전문 블로그인데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글은 화장실에서 응가닦는 두루말이 화장지를 거는 방법에 대한 주제였다. 그 포스트 하나가 벌어들인 조회수가 10년간 블로그해서 모은 조회수의 거의 몇십프로를 차지한다. 엄청난 조회수에 기쁘긴 했지만 SOA나 아키텍처 얘기가 아닌 똥닦는 화장지 얘기로 올린 조회수여서 마음 참 허전했었다.

좀 진지하게 깊이있는 척 글을 쓰면 사람 안온다. 옛날에는 google reader, hanrss쓰는 사람들이라도 많아서 특정 영역 소식에 목말라있는 사람들끼리 웹을 통해서 연결이 되었는데 그런 사람들도 이젠 스마트폰으로 다른 미디어 소비하기에 바쁘다. 게다가 요새 블로거들은 블로그만 운영하고 손님 올때까지 가게에서 그냥 기다리지 않는다. 웬만하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 서비스에 가서 일종의 호객행위를 한다. 나쁜 의미는 아니다. 정말 손님이 안와서이기도 하고, 블로그가 정말 혼잣말 하려는 거 아니면 결국은 소통과 피드백을 원해서 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 노력일수도 있다.

왜 블로거는 소셜 서비스에서 자기 글의 단축링크를 올려야만 되었는가? 왜 이런 소셜호객행위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는가? 웹이 애초에 품었던 능동적인 정보 개방성의 비전을 현실화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웹이 시맨틱웹이든 뭐든 간에 자원들간에 관계를 맺는 방식을 좀 더 능동적이게 하는 움직임이 성공했다면 RSS와 같은 웹플랫폼 자체가 소셜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담았을 것이다. 단순히 말해서 시맨틱웹같은 거창한거 하지 말고 웹에서 페이스북의 '좋아요'같은 최소한의 관계/의미 단위만 제대로 표준과 구현이 되었어도 웹은 지금보다 훨씬 역동적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결국은 페이스북 류의 소셜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닫힌 형태의 플랫폼에서 관계 정보가 소비되버렸다. 단순하게 말해서 외부로 컨텐츠 공개가 안되는 페이스북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웹의 컨텐츠는 소셜서비스없이는 스스로 관계맺을 힘을 잃어버렸다. 결국 모든 마케팅과 관심은 소셜서비스로 가버렸고 웹은 소셜서비스의 DB역할만 하는 꼴이다.

Google Reader의 폐쇄는 구글이 순수한 웹자원을 통한 사업은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웹자원은 이제 그저 DB덩어리일 뿐 웹은 그 스스로 서로가 관계를 맺음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상실하였고 소셜서비스등의 웹 위의 또 다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사업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한다.

이건 우리같은 시시껄렁한 자체 블로그 브랜드를 가진 블로거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웹에 좋은 도메인 따서 서비스 시작했다고 장사 잘되기를 바라는 게 무리라는 것이다. 열심히 호객행위 해야한다. 페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등. 컨텐츠는 URL을 통해 공유되는 게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핑백

덧글

  • 몽몽이 2013/03/16 00:07 # 답글

    개인적으로 '디자인 패턴' 대 '안티 패턴'과의 관계처럼 (성공표본 - 실패표본)
    '시멘틱 웹'에 대응하는 '안티 시멘틱 웹'쪽이 더 발전 가능성이 있는 개념이라고 보는데 (특정의미지정 - 특정의미배제)
    '안티'라는 단어만 보고 '안티'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설득을 포기했습니다.

    시멘틱 웹처럼 저작자가 의미를 직접 지정하는 대신 '좋아요' 등의 웹 상호작용에 의해 의미가 동적으로 부여되고 재해석될 수 있도록 하며,
    오히려 저작자는 '이전/다음' 링크 등이 주제와 관련된 의미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넌센스하다는 것을 명시하는 기능을 주는
    '안티 시멘틱 웹'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Calmglow 2013/03/16 00:18 #

    예 저도 정말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던(마음속으로만)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젠 너무 늦어버렸어요.ㅜㅜ
  • KIN 2013/03/16 00:34 # 답글

    언젠가부턴가 이글루스 티스토리가 광고판이 되어버린 느낌.
  • 태엽이 2013/03/16 05:50 # 답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시맨틱은 내용을 지정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보조지능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쓰이는 시맨틱은 '여기로 가!'라서 영...
    구글리더를 사용한적은 없지만 구글이 기본적인 방향에서도 배려를 해주는 기업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쉽네요.-_-;
    웹이야 예전부터 DB개념으로 쓰일거라 예상은 했지만, 요즘은 다들 페북아니면 트윗으로만 가는 분위기;
    어쨋든 요즘 온라인 장사는 열심히 소셜소셜해야합니다.ㅋㅋㅋ
  • Calmglow 2013/03/16 21:18 #

    예. 열심히 소셜소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통치 않아요.ㅋㅋ
  • 에로거북이 2013/03/16 09:20 # 답글

    구글 리더가 폐쇄되었군요. 글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원래 한RSS 쓰다가 안드로이드 폰 쓰면서 구글 리더로 바꿨었는데 이후 다시 아이폰으로 넘어오면서 ....
    생각해보니 지난 몇 달 간 구글 리더의 존재 자체도 깨끗히 잊고 있었습니다. ( 다시 한RSS 사용 )

    리더에 담긴 컨텐츠 뿐만 아니라, 리더 자체도 사람들의 관심과 편리성을 끄는데 그닥이었던 듯 싶네요.
  • Calmglow 2013/03/16 21:17 #

    리더라는 게 참... 다양성을 제공하고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툴은 아니죠... 그냥 정말 대량정보 소비툴정도..
  • 로리 2013/03/16 12:41 # 답글

    많은 걸 생각하게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Calmglow 2013/03/16 21:17 #

    어이쿠 감사합니다.
  • kkamagui 2013/08/15 19:00 # 삭제 답글

    저도 구글이 리더 서비스를 포기한다고 했을 때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중에는 Calmglow님의 말씀처럼 블로그가 소셜적인 부분이 약해서인지 점점 힘을 잃어간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서비스가 없어지는 걸 보니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서 약간 서글퍼지네요. ㅠㅠ

    그래도 꿋꿋이 한 번 해보렵니다. ㅠㅠ
댓글 입력 영역


Google Analytics